양자 정보 및 컴퓨터
들어가는 말
양자 컴퓨터는 정말로 세상을 바꿀까, 아니면 또 하나의 과장된 유행일까?
이 책 “양자 정보 및 컴퓨터 (Quantum Information & Computing)”는 이런 물음에 휘둘리기보다, 양자 계산의 개념적 토대와 실제 알고리즘, 그리고 하드웨어까지를 한 줄로 관통해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를 위해 쓰였습니다. 수식만 가득한 형식적인 교과서도, 가벼운 교양서도 아닌, “준 교과서 레벨”의 균형 잡힌 난이도를 목표로 합니다.
1장에서 우리는 큐빗과 힐베르트 공간, 블로흐 구와 양자 회로라는 언어를 통해 양자 계산의 원리를 정교하게 정리합니다. 이어서 도이치–조사, 사이먼, 쇼어, 그로버 알고리즘으로 이어지는 양자 알고리즘의 계보를 따라가며, “양자 병렬성”과 “간섭”이 어떻게 실제 계산상의 이점으로 구체화되는지를 단계별 예제와 연습문제를 통해 직접 계산해 봅니다.
그러나 강력한 양자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알고리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책의 3부에서는 비트 플립, 위상 플립과 같은 단순 오류 모델에서 출발해, 양자 오류 정정 코드, 안정자 형식주의, 표면 코드에 이르기까지 양자 오류 정정의 사상과 기술을 차근차근 쌓아 올립니다. 이를 통해 “논리 큐빗”이 무엇이며, 왜 수십~수백 개의 물리 큐빗이 한 개의 논리 큐빗을 구성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마지막 4부에서는 디빈첸조의 기준, (T_1, T_2) 결맞음 시간, 게이트 충실도와 같은 지표를 바탕으로, 초전도 큐빗, 이온 트랩, 중성 원자, 반도체 스핀, 광자 플랫폼 등 주요 하드웨어 후보들을 한눈에 비교합니다. 이론적 이상향이 아니라, 실제 실험실과 산업 현장에서 어떤 플랫폼이 어떤 장단점을 가지고 경쟁하고 있는지를 가능한 최신 정보에 기반해 정리했습니다.
각 장은 다음과 같은 공통 포맷으로 구성됩니다.
- 핵심 개념
- 공식과 관계식
- 쉬운 예제를 통한 개념 이해
- 연습문제
- 연습문제 해답
덕분에 독자는 필요한 수준만큼 개념을 깊게 파고들되, 언제든 예제와 문제를 통해 스스로 이해도를 점검할 수 있습니다. 선형대수와 기본적인 양자역학(스핀, 상태벡터, 유니터리 연산)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 책 한 권으로 양자 컴퓨터의 “언어–알고리즘–오류 정정–하드웨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큰 지도를 손에 넣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양자 컴퓨터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라는 구호를 맹신하거나, 반대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회의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대신, 현재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단단한 이론과 실험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양자 정보 시대를 살아갈 물리·수학·공학 전공자와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