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주요 큐빗 플랫폼

9장에서 우리는 유용한 양자 컴퓨터를 만들기 위한 5가지 엄격한 조건(디빈첸조의 기준)을 배웠습니다. 핵심은 큐빗이 외부의 잡음으로부터 충분히 고립되어 긴 결맞음 시간 (T_1, T_2)를 가지면서도, 동시에 우리가 원할 때는 정밀하게 제어하고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딜레마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현재 전 세계의 연구실과 기업들은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물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고의 큐빗”을 만들고자 경쟁하고 있으며, 특히 초전도 회로, 이온 트랩, 중성 원자, 반도체 스핀, 광자, 결함 중심(NV 등) 등이 주요 후보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이 장에서는 2025년 기준으로 가장 유력한 양자 하드웨어 플랫폼들의 기본 원리와 최근 성능 경향, 장단점을 비교합니다.


1. 큐빗 플랫폼의 핵심 요소

어떤 물리 시스템이든 큐빗으로 사용되려면 다음 3가지 핵심 기능을 구현해야 합니다.

  1. ( )과 ( )의 정의 (Encoding)
    외부 잡음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명확히 구분되는 두 개의 양자 상태(보통 두 에너지 준위)를 ( ) (바닥 상태)와 ( ) (들뜬 상태)로 선택해야 합니다. 이때 물리적 구현에 따라 전자의 스핀 방향, 초미세 준위, 공진기의 에너지 준위, 광자의 편광, 결함 중심의 스핀 상태 등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합니다.

  2. 제어 (Control – 게이트)
    ( )과 ( ) 사이의 에너지 차이 ( E = )에 정확히 일치하는 주파수 ( )의 외부 전자기파(마이크로파, 레이저, RF 등)를 펄스 형태로 인가하여, 블로흐 구 상에서 임의의 회전을 구현해야 합니다. 실제 장비에서는 이 펄스의 진폭·위상·길이를 나노초(초전도·스핀)에서 마이크로초(이온·중성 원자) 단위로 정밀하게 제어하여 1큐빗 및 2큐빗 게이트를 구현합니다.

  3. 상호작용 (Interaction – CNOT 등 2큐빗 게이트)
    한 큐빗의 상태가 다른 큐빗의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큐빗 간의 유효 상호작용을 설계해야 하며, 이는 공통 전자기 공진기, 집단 진동 모드(포논), 리드베리 상호작용, 교환 상호작용, 비선형 광학 과정 등으로 구현됩니다. 디빈첸조 기준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호작용이 충분히 빠르고(짧은 게이트 시간), 잡음에 비해 정확도가 높으면서도 유연한 연결 구조(2차원 격자, 전역 결합 등)를 허용하는가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물리적 큐빗”과 “논리 큐빗”의 구분으로, 오류 정정을 위해 수십~수백 개의 물리적 큐빗이 한 개의 논리 큐빗을 구성해야 하므로, 플랫폼의 확장성이 실제 성능만큼이나 중요해졌습니다.


2. 주요 큐빗 플랫폼 비교 (2025년)

오늘날 산업과 연구에서 “진지한 후보”로 취급되는 양자 하드웨어는 대략 다섯 계열(초전도 회로, 이온 트랩, 중성 원자, 광자, 반도체 스핀)로 정리되며, 다이아몬드 NV 등 결함 중심은 센서·통신·노드 용도로 특화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 절에서는 기존 10장의 세 플랫폼(초전도, 이온 트랩, 반도체 스핀)을 유지하되, 각 플랫폼에 대해 2023–2025년의 대표적인 성능 지표와 연구 방향을 간단히 업데이트합니다.


플랫폼 1: 초전도 큐빗 (Superconducting Qubits)

  • 시스템
    절대 영도 근처(약 (10,))로 냉각된 초전도체로 만든 전기 회로(LC 공진기 + 조셉슨 접합)를 사용하며, 주로 트랜스몬(transmon)과 플럭소니움(fluxonium) 계열이 많이 쓰입니다.

  • ( , ) 정의
    단순 LC 회로는 에너지가 (E_n (n+1/2))인 조화 진동자라서 (E_{0})와 (E_{1}) 간격이 같아, ( )로의 누설이 쉽게 일어납니다. 조셉슨 접합(Josephson junction)을 삽입하면 포텐셜이 비선형이 되어 에너지 준위 간격이 달라지고((E_{0} E_{1})), 이로부터 두 준위를 골라 ( )과 ( )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제어 (게이트)
    ( E_{01} )에 대응하는 마이크로파 펄스를 칩 위 전송선로에 인가하여 단일 큐빗 회전을 구현하며, 현재 산업 수준에서 10–50 ns 정도의 게이트 시간이 일반적입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재료(탄탈럼 등)와 공정 개선을 통해 트랜스몬의 에너지 수명 (T_1)이 0.3 ms 수준, 플럭소니움에서는 램지 결맞음 시간이 1.5 ms에 이르는 결과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 상호작용 (CNOT)
    두 큐빗을 커패시터나 공진기(coplanar waveguide resonator 등)로 약하게 결합하여, 특정 주파수에서 교환 상호작용 또는 크로스-레스(cross-resonance)와 같은 효과를 이용해 2큐빗 게이트를 구현합니다.

  • 최근 성능 스냅샷 (대략적인 범위)

    • 결맞음 시간: 트랜스몬 기준 (T_1, T_2)가 수십–수백 µs, 최상위 장치에서 0.1–0.3 ms 수준 보고.
    • 1·2큐빗 게이트 충실도: 99.9% 수준에 도달한 사례 보고(특히 플럭소니움 계열).
장점 (Pros) 단점 (Cons)
빠른 게이트 속도 ( _{} 1050, )로, 디지털 양자 알고리즘에 유리합니다. 대부분의 칩에서 (T_2)가 수십–수백 µs 수준이라, 대규모 오류 정정을 위해서는 수천 개 이상의 물리 큐빗이 필요합니다.
포토리소그래피 기반 반도체 공정을 활용해 수백–수천 개의 큐빗을 한 칩에 집적한 프로토타입이 이미 존재합니다. 극저온 희석 냉각기가 필수이며, 배선·전자장치 스택이 복잡해 시스템 전체 확장성이 도전 과제입니다.
강한 상호작용 설계가 용이하여, 2D 격자 구조와 다양한 커플링 토폴로지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4][3] 조셉슨 접합·재료 계면의 미시적 결함 등으로 인해 디바이스 간 편차와 잡음 소스 분석이 어렵습니다.

플랫폼 2: 이온 트랩 큐빗 (Trapped Ion Qubits)

  • 시스템
    초고진공 챔버 안에 전기장·RF장을 이용한 파울 트랩(Paul trap) 또는 펜닝 트랩 등으로 양이온(주로 Ca(^+), Yb(^+) 등)을 공중에 띄워 한 줄 또는 2D 배열로 포획합니다.

  • ( , ) 정의
    이온의 초미세(hyperfine) 또는 전자 준위 두 개를 선택하여 큐빗을 정의하며, 원자 시계에 쓰일 정도로 주파수 안정성이 뛰어나 모든 이온이 사실상 동일한 “복제 큐빗”이 됩니다. 2020년대 연구에서는 하이퍼파인 큐빗 기준으로 0.2–600 s 범위의 매우 긴 결맞음 시간이 보고될 정도로 장기 안정성이 우수합니다.

  • 제어 (게이트)
    개별 이온 또는 이온 쌍에 초점이 맞춰진 레이저 펄스를 쏘거나, 마이크로파를 사용해 내부 준위를 회전시키며, 단일 큐빗 게이트 시간은 보통 수–수십 µs 수준입니다.

  • 상호작용 (CNOT)
    이온들이 콜롬 힘으로 서로 밀어내며 공유하는 집단 진동 모드(포논)를 “버스”로 사용하여, 한 이온의 스핀 정보를 포논으로 옮겼다가 다른 이온의 스핀에 다시 결합시키는 방식(Mølmer–Sørensen 게이트 등)으로 2큐빗 게이트를 구현합니다.

  • 최근 성능 스냅샷

    • 결맞음 시간: 내부 상태 (T_2)가 초–수백 초 수준까지 보고.
    • 게이트 충실도: 단일·2큐빗 게이트 모두 99.9%에 근접하는 결과들이 보고되며, 오류 정정 실험에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장점 (Pros) 단점 (Cons)
매우 긴 결맞음 시간(초–분 단위)과 높은 측정 정확도로, 현재 가장 “깨끗한” 물리 큐빗 중 하나입니다. 레이저 제어와 포논 모드 조절로 인한 게이트 속도가 비교적 느려, ( _{} 10100, ) 수준입니다.
작은 시스템에서는 사실상 전-결합(all-to-all) 연결에 가까운 상호작용 구조를 제공하여 컴파일이 유리합니다. 이온 수를 수백·수천 개 이상으로 늘리려면 셔틀링 아키텍처, 모듈 간 광결합 등 복잡한 스케일링 전략이 필요합니다.
원자 물리 기반이라 디바이스 간 편차가 거의 없고, 교정이 한 번 되면 장기간 재현성이 좋습니다. 진공 챔버, 다수의 레이저, 안정화 장치 등 실험 장비가 복잡하고 부피가 커서 “랙 마운트형” 상용화에는 추가 공학이 필요합니다.

플랫폼 3: 반도체 (스핀) 큐빗 (Semiconductor Spin Qubits)

  • 시스템
    실리콘(Si/SiGe) 등 반도체 헤테로 구조 내부에 게이트 전극을 이용해 “양자점(quantum dot)”이라는 전자 1개짜리 작은 새장을 만들고, 그 안의 전자 스핀(또는 핵 스핀)을 큐빗으로 사용합니다.

  • ( , ) 정의
    외부 자기장 (B) 하에서 전자의 스핀 다운 ( )과 스핀 업 ( ) 두 상태를 각각 ( ), ( )로 정의하며, 스핀은 전하보다 잡음에 덜 민감하여 근본적으로 긴 결맞음 시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제어 (게이트)
    전통적인 ESR(Electron Spin Resonance)에서는 스핀 공명 주파수에 해당하는 마이크로파를 인가해 스핀을 회전시키고, 보다 공정 친화적인 방식을 위해 전기적으로 유도된 스핀 공명(E-DSR) 등도 연구됩니다. 최신 실리콘 양자점 칩에서는 단일 큐빗 게이트 시간이 수 ns–수십 ns 수준, 2큐빗 교환 게이트도 수십 ns–수백 ns 범위의 빠른 동작이 시연되고 있습니다.

  • 상호작용 (CNOT)
    두 양자점을 수십 nm 거리로 배치해 파동함수가 겹치게 하면 교환 상호작용이 생기며, 이를 이용해 (ZZ) 또는 SWAP 유사 상호작용으로 2큐빗 게이트를 구성합니다.

  • 최근 성능 스냅샷

    • 결맞음 시간: 동위원소 정제된 (^{28})Si 환경에서 스핀 (T_2)가 ms–수십 ms까지 보고되며, 이는 고체 플랫폼 중 최상급 수준입니다.
    • 게이트 충실도: 단일 큐빗 99% 이상, 2큐빗 CZ 게이트 90% 이상을 자연 Si에서도 달성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장점 (Pros) 단점 (Cons)
기존 CMOS 반도체 공정을 활용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한 칩에 수백만 큐빗까지 집적 가능한 최고 수준의 확장성 잠재력을 갖습니다. 원자 규모의 공정 변동, 핵스핀 잡음, 전하 잡음 등으로 인해 실제 디바이스별 특성이 크게 달라 교정이 어렵습니다.
매우 작은 피치로 큐빗을 배열할 수 있어, 근접 상호작용 기반의 2D 격자를 자연스럽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디바이스 설계·제조·제어 모두가 아직 연구 단계이며, 대규모 동시 제어와 판독 회로 집적에 공학적 난제가 많습니다.
스핀 자체는 긴 결맞음 시간과 고충실도 제어가 가능해, 이론적으로는 오류 정정 임계값을 만족할 수 있는 후보입니다. 서로 매우 가까이 붙어 있어 “크로스토크”와 열 관리 문제가 심각하며, 시스템 레벨 설계가 필요합니다.

3. 새로 부상한 두 주력 플랫폼: 중성 원자와 광자

2020년대 중반 이후, 중성 원자(리드베리)광자 기반 플랫폼은 더 이상 “기타”가 아니라 초전도·이온 트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력 후보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성 원자는 수백–수천 개의 원자를 2D·3D로 배열하여 아날로그/디지털 양자 시뮬레이션에 강점을 보이고, 광자 플랫폼은 상온 동작과 네트워킹 측면에서 독보적인 장점을 가져 양자 인터넷·데이터센터용 후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4: 중성 원자 큐빗 (Neutral Atom / Rydberg Qubits)

  • 시스템
    레이저로 냉각된 중성 원자(루비듐, 세슘 등)를 광학 격자 또는 광학 핀셋(Optical Tweezer)로 잡아 1D/2D/3D 배열을 만들고, 각 원자를 하나의 큐빗으로 사용합니다.

  • ( , ) 정의
    바닥 상태와 긴 수명을 가진 들뜬 상태(또는 두 초미세 준위)를 선택해 큐빗을 정의하며, 원자 자체는 이온과 유사하게 “복제 가능한” 이상적인 시스템입니다.

  • 제어 (게이트)
    레이저를 이용해 특정 원자를 선택적으로 여기·제어하며, 단일 큐빗 회전은 나노초–마이크로초 대의 펄스로 구현됩니다.

  • 상호작용 (CNOT 및 다큐빗 게이트)
    원자를 매우 높은 에너지 상태인 리드베리(Rydberg) 상태로 여기하면 전자 구름이 크게 부풀어 올라 수백 nm–µm 거리의 다른 원자와 강하게 상호작용하게 됩니다. 이 리드베리 상호작용과 “리드베리 블로케이드” 효과 덕분에, 두 큐빗뿐 아니라 여러 큐빗이 동시에 얽힌 다큐빗 게이트를 상대적으로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 최근 성능 및 스케일링

    • 큐빗 수: 수백 개의 원자를 동시에 제어하는 양자 프로세서가 이미 연구·상용 클라우드에서 제공되고 있으며, 1000 큐빗 스케일을 목표로 하는 로드맵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 결맞음 및 게이트: 게이트 속도와 충실도는 이온 트랩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아날로그 양자 시뮬레이터로는 이미 실질적인 물리 문제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장점 (Pros) 단점 (Cons)
2D·3D로 수백–수천 개 원자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어, “대규모 큐빗 수”에서 가장 앞선 플랫폼 중 하나입니다. 리드베리 게이트의 충실도와 안정성이 아직 초전도·이온에 비해 낮으며, 장시간 알고리즘 실행을 위한 오류 누적 관리가 어렵습니다.
리드베리 블로케이드 덕분에 다큐빗 상호작용과 아날로그 양자 시뮬레이션에 특히 강점을 보입니다. 광학 트랩과 레이저 제어가 복잡하고, 원자 손실과 재로딩 문제 등 실험·공학적 난제가 존재합니다.
원자 자체는 상온에 가까운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극저온 냉동기 없이도 동작이 가능합니다. 단일·이중 큐빗 게이트의 속도·충실도가 아직 빠르게 개선되는 과도기 단계에 있어, 장기적인 우위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플랫폼 5: 광자 큐빗 (Photonic Qubits)

  • 시스템
    광자(빛)를 큐빗으로 사용하며, 편광 (H, V), 시간 모드, 경로, 또는 연속변수(위상·진폭) 등으로 정보를 인코딩합니다. 집적 광학 회로(실리카, 실리콘, SiN 등) 상의 빔 스플리터, 위상 변조기, 감쇠기 등을 이용해 양자 연산을 구현합니다.

  • ( , ) 정의
    예를 들어, 두 경로 중 한 쪽에만 광자가 있을 때를 (), 다른 쪽을 ()으로 정의하거나, 편광의 두 상태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부호화 방식이 있습니다.

  • 제어 (게이트)
    선형 광학 요소(빔 스플리터, 위상 시프터 등)와 측정을 조합해 측정 기반 양자 계산(MBQC)을 구현하거나, 약한 비선형성을 이용한 두 큐빗 게이트를 설계합니다.

  • 상호작용 (CNOT)
    광자끼리는 본질적으로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고전적인 의미의 강한 2큐빗 상호작용을 얻기 어렵습니다. 대신, 대규모 클러스터 상태를 만든 뒤 측정으로 계산을 진행하거나, 고품질 광원·검출기·스위치로 “논리 광자”를 구성하는 방식이 연구·개발되고 있습니다.

  • 최근 동향
    광자 플랫폼은 상온 동작, 통신망과의 자연스러운 결합, 모듈형 스케일링(“양자 데이터센터”)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후보로 평가됩니다. 실제로 여러 회사가 대규모 광자 클러스터 상태와 오류 보정 친화적인 GKP(bosonic) 코드를 이용한 논리 큐빗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장점 (Pros) 단점 (Cons)
상온 동작이 가능하고, 광섬유·광통신 인프라와 자연스럽게 결합되어 양자 네트워크·클라우드 서비스에 최적입니다. 광자 손실과 검출 효율, 고품질 광원 확보 문제 때문에, 대규모 보편적 양자 계산을 위한 오류 보정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본질적으로 탈코히런스에 강하고, 먼 거리 전송에도 양자 상태 유지가 용이합니다. 강한 두 큐빗 상호작용이 어려워, 대부분 측정 기반·확률적 게이트에 의존해야 합니다.
모듈형로 칩·광학 모듈을 복제·연결하여 스케일링하는 로드맵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대규모 논리 큐빗을 안정적으로 구현한 사례가 없어, 실용 알고리즘 실행 시점이 불확실합니다.

4. 기타/보완 플랫폼 요약[4][3]

아래 플랫폼들은 “주역”이라기보다는 특정 용도(센싱, 네트워크 노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 등)에 강점을 가진 보완적 후보로 보는 것이 2025년의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플랫폼 큐빗 인코딩 제어 방식 장점 단점
다이아몬드 NV 센터 및 결함 중심 (NV in diamond, NV in SiC 등) 다이아몬드 또는 SiC 격자 속 질소-공공 결함 등에서의 전자·핵 스핀 상태. 마이크로파, 레이저, 자기장 펄스. 상온에서도 수십 µs–수 ms 수준의 결맞음 시간을 유지할 수 있어, 양자 센서·양자 통신 노드로 매우 유망합니다. 서로 멀리 떨어진 결함들을 강하게 얽히게 하거나, 대규모 격자 형태로 배열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토폴로지 큐빗(마요라나 등) 위상학적으로 보호된 준입자(마요라나 모드 등)에 정보 인코딩. 브레이딩 연산, 전기적 게이트 등 이론적으로 제안. 원리적으로는 결함에 강한 “자기 오류 정정” 큐빗을 제공하여 높은 오류 허용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아직 확실한 실험적 검증이 부족하며, 대규모 프로세서로 이어질 공정·소자 수준의 재현성 확보가 과제입니다.

(중성 원자와 광자 플랫폼은 이미 3장에서 별도 섹션으로 다루었으므로, 이 표에서는 결함 중심·토폴로지 등만 정리했습니다.)


5. 연습문제

  1. 플랫폼 선택 (업데이트)
    “가장 빠르지만 상대적으로 결맞음 시간이 짧은” 플랫폼과, “가장 느리지만 결맞음 시간이 가장 긴” 플랫폼은 각각 무엇입니까? 2025년 기준으로, 중성 원자 플랫폼은 이 둘 사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는지 서술해 보십시오.

  2. 조셉슨 접합과 비선형성
    초전도 큐빗에서 조셉슨 접합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를, “조화 진동자 에너지 준위 구조”와 “(E_{0} E_{1})”라는 비선형성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이것이 게이트 충실도 향상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서술하십시오.

  3. 이온 트랩 CNOT의 버스
    이온 트랩 큐빗이 CNOT 게이트를 수행할 때, 큐빗 간 정보를 매개하는 “버스(bus)” 역할을 하는 물리적 자유도는 무엇이며, 왜 이 자유도가 체인 전체에 “전역적인” 결합을 제공하는지 설명하십시오.

  4. 반도체 vs 초전도 – 확장성 논의
    인텔과 같은 반도체 회사가 초전도 큐빗 대신 반도체(스핀) 큐빗에 전략적으로 큰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a) 기존 CMOS 공정 활용, (b) 칩 집적도, (c) 장기적 오류 정정 관점에서 정리해 보십시오.

  5. 중성 원자 vs 이온 트랩
    중성 원자 큐빗과 이온 트랩 큐빗은 둘 다 원자를 사용하지만, (a) 포획 방식, (b) 상호작용 메커니즘(포논 vs 리드베리), (c) 확장성 전략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세 항목 각각에 대해 두 플랫폼을 비교·대조해 보십시오.

  6. 광자 큐빗의 장단점
    광자 큐빗이 상온 동작과 통신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임에도 불구하고, 보편적 양자 컴퓨터의 주류가 되지 못한 이유를, (a) 두 큐빗 상호작용, (b) 손실과 검출 효율, (c) 오류 정정 관점에서 서술하십시오.


6. 해설

  1. 가장 빠른/가장 느린, 그리고 중성 원자의 위치
    오늘날 가장 빠른 게이트를 제공하는 대표 플랫폼은 초전도 큐빗과 반도체 스핀 큐빗으로, 게이트 시간이 대략 10–50 ns(초전도) 또는 ns–수십 ns(스핀) 수준입니다. 반대로 가장 느리지만 가장 안정적인 플랫폼은 이온 트랩으로, 게이트는 수–수십 µs이지만, 내부 상태 결맞음 시간이 초–분 단위로 길어 오류 누적에 매우 유리합니다. 중성 원자 플랫폼은 게이트 속도·충실도 측면에서 이온 트랩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훨씬 더 많은 원자를 2D/3D로 배열할 수 있어 “느리지만 매우 많은 큐빗을 제공하는”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조셉슨 접합의 역할
    순수 LC 공진기는 에너지 준위 간격이 모두 동일한 조화 진동자라서, ( ) 전이를 노리는 마이크로파가 동시에 ( ) 전이도 유도하여 큐빗이 상위 준위로 누설됩니다. 조셉슨 접합은 비선형 인덕턴스를 제공해 포텐셜을 비조화적으로 만들어 주며, 그 결과 (E_{0} E_{1})가 되어 특정 두 준위만 선택적으로 공진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에너지 간격을 분리하면, 제어 펄스가 불필요한 고준위 전이를 거의 유발하지 않게 되어 누설 오류가 줄어들고, 1·2큐빗 게이트의 충실도가 크게 향상됩니다.

  3. 이온 트랩 CNOT의 버스: 집단 진동(포논)
    이온 체인은 콜롬 반발로 인해 일렬로 배열되며, 전체가 하나의 “탄성 끈”처럼 집단적인 진동 모드를 공유합니다. 레이저를 적절히 조합해 특정 이온의 내부 스핀 상태를 이 집단 진동 모드(포논)에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다시 다른 이온의 스핀과 결합시키면 스핀–포논–스핀으로 정보가 전달됩니다. 이 집단 진동 모드는 체인 전체에 퍼져 있기 때문에, 이온 간 거리가 멀어도 동일한 포논 모드를 통해 상호작용할 수 있어 사실상 전-결합 구조에 가까운 버스 역할을 합니다.

  4. 반도체 vs 초전도 – 왜 반도체 스핀에 주목하는가
    반도체 스핀 큐빗은 실리콘 기반 CMOS 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기존 반도체 산업 인프라(300 mm 웨이퍼, 공정 장비)를 비교적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초전도 큐빗 역시 포토리소그래피로 제작되지만, 재료·공정·패키징이 기존 로직 CMOS와 다르고, 극저온·고주파 배선을 포함한 시스템 전체가 새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반도체 회사 입장에서는 수십 년간 축적된 미세 공정·집적 회로 설계 노하우를 그대로 가져와 수백만 개 스핀 큐빗을 “트랜지스터처럼” 집적할 수 있다는 비전이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확장성 측면에서 전략적 매력이 큽니다.

  5. 중성 원자 vs 이온 트랩
    포획 방식에서 이온 트랩은 전기장으로 하전된 이온을 잡는 반면, 중성 원자는 광학 핀셋과 격자를 이용해 전하가 없는 원자를 빛의 퍼텐셜로 잡습니다. 상호작용 메커니즘 면에서, 이온은 콜롬 상호작용으로 인한 집단 진동(포논)을 버스로 쓰는 데 비해, 중성 원자는 리드베리 상태로 여기했을 때 생기는 강한 장거리 상호작용을 이용해 직접적인 두 큐빗 또는 다큐빗 게이트를 구현합니다. 확장성 측면에서는 이온 체인은 포논 모드 복잡성과 제어 레이저 수 증가 때문에 수십–수백 개 이후가 어려운 반면, 중성 원자는 2D/3D 배열로 수백–수천 개까지 기하학적으로 쉽게 확장할 수 있지만, 각 큐빗의 품질과 제어 정밀도는 아직 발전 중입니다.

  6. 광자 큐빗이 어려운 이유
    광자 큐빗은 상온에서 동작하고, 광섬유로 먼 거리까지 상태를 거의 손실 없이 보낼 수 있어 통신과 네트워크에는 이상적입니다. 그러나 광자끼리는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지 않으므로, 두 큐빗 게이트를 위해서는 비선형 매질, 측정 기반 프로토콜, 대규모 보조 광자 등이 필요해 회로가 복잡하고 성공 확률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광자 손실·불완전한 검출·비이상적인 광원 등의 요인이 누적되면 오류 정정을 위해 요구되는 자원(광자 수, 모듈 수)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실제 보편적 광자 양자 컴퓨터 구현 시점을 늦추는 주요 요인이 됩니다.